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風の歌を聽け ; 1973年のピンボル -村上春樹·murakami haruki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風の歌を聽け ; 1973年のピンボル -村上春樹·murakami haruki
"너는 귀엽고 매력적인 데다가 다리도 늘씬하고 머리도 좋다구. 새우 껍질도 잘 벗기고 말야. 틀림없이 잘되어 갈거야." 그녀는 침묵을 지키면서 계속 새우를 먹었다. 나도 새우를 먹었다. 그리고 새우를 먹으면서 저수지 밑바닥에 있을 배전반을 생각했다. "스무살 때 무얼 했어요?" "여자에게 빠져있었지." 19669년, 우리의 해였다. "그녀와는 어떻게 되었죠?" "헤어졌어." "행복했었나요?" 나는 새우를 꿀꺽 삼키면서 대답했다. "멀리서 보면 대개는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거든."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風の歌を聽け ; 1973年のピンボル -村上春樹·murakami haruki 中 ≫
"너는 귀엽고 매력적인 데다가 다리도 늘씬하고 머리도 좋다구. 새우 껍질도 잘 벗기고 말야. 틀림없이 잘되어 갈거야." 그녀는 침묵을 지키면서 계속 새우를 먹었다. 나도 새우를 먹었다. 그리고 새우를 먹으면서 저수지 밑바닥에 있을 배전반을 생각했다.
"스무살 때 무얼 했어요?"
"여자에게 빠져있었지."
19669년, 우리의 해였다.
"그녀와는 어떻게 되었죠?"
"헤어졌어."
"행복했었나요?"
나는 새우를 꿀꺽 삼키면서 대답했다.
"멀리서 보면 대개는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거든."
우리가 식사를 끝낼 무렵에 식당은 조금씩 손님들로 메워지기 시작했고, 포크와 나이프나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커피를, 그녀는 커피와 레몬 수플레를 주문했다.
"지금은 어때요? 애인은 있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잠시 동안 생각하고 나서 쌍둥이는 제외하기로 했다.
"아니."
나는 말했다.
"외롭지 않아요?"
"익숙해졌지. 훈련을 통해서 말이야."
"어떤 훈련이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여 그녀의 머리에서 위로 50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다 연기를 내뿜었다.
"나는 이상한 별자리에서 태어났지. 그래서 내가 원한것은 무엇이든지 손에 넣었었어. 하지만 뭔가를 손에 넣을 때마다 다른 뭔가를 짓밟아 왔다구. 무슨 말인지 알겠어?"
"조금은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지만 사실이야. 3년 전쯤에 그걸 깨달았어. 그래서 이제는 아무것도 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평생 그렇게 살 생각이에요?"
"아마도 그럴거야.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구두 상자 속에서 살면 되겠네요."
그녀가 말했다.
훌륭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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