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일상의 여백 :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읽기中 나의 오랜친구 피터≫-무라카미 하루키· うずまき 描の みつけかた-村上春樹·murakami har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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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arent cat, originally uploaded by raindog. from Flickr.


≪하루키 일상의 여백 :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읽기, 나의 오랜친구 피터≫-무라카미 하루키· うずまき 描の みつけかた-村上春樹·murakami haruki

2002년부터 6년째 무라카미 류의 포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나 활동면에서 국내최대규모여서 한때 출판사의 도서협찬을 받기도 하고 꽤 많은 에피소드와 활동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하여, 조용해져버린 커뮤니티입니다. 회원들의 고령화(?) 도 하나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커뮤니티의 모태인 무라카미 류 아저씨가 신작을 내지 않는 다는 점도 있고 글쓰는 방향이 우리를 열광시키던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도 있습니다. 어쨌든 회원들로서는 무라카미류의 대안인 무라카미 하루키와 관련한글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싶습니다. 게시판에 도케님이 인상적이라며 하루키 일상의 여백중 '나의 오랜친구 피터'라는 챕터의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집을 나간 시시가 생각이 났는데, "녀석도 피터처럼 분명 어디선가 가장 행복한 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거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 하지만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집에 한번 들러줄 수는 없는걸까요.

Flickr Original message : Transparent cat


I wasn't going to do any more of these, and I know the "transparent cat thing" and the "transparent legs on the couch" thing have been done, but this one composed itself as I got the laptop and the cat came an crashed out on me.

I thought I had this one lined up well with a decent colour match, and then I noticed the top of the sofa on the right is off...and by that time the cat had moved on and the light was fading...damn!

Uploaded by raindog on 4 Apr 05, 3.40AM KST.

 

≪나의 오랜 친구 피터 ≫

영국의 선인이 말했다시피,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내가 미다카의 아파트에서 살던 학생 때에, 수고양이 한 마리를 주운 적이 있었다. 주웠다고 해야하나, 고양이의 의지였다고 해야하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중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양이가 제멋대로 야옹야옹 하며 뒤따라와, 내가 사는 아파트에 자리잡고 살게 되었다.
갈색 호랑이 같은 얼룩 고양이인데, 얼굴이 긴 털이 산적처럼 더부룩하여 꽤 귀여웠다. 좀 성질이 있는 고양이였지만 나와 의기 투합하여 그후 오랫동안 둘이서 함께 지내게 되었다.
이 고양이에게는 한동안 이름을 지어 주지 않았는데 (특별히 이름을 부를 필요도 없었으니까), 어느 날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올 나이트 제팬)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을 듣다가 이름을 지어 주었다. “나는 피터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가 어디로 갔는지 없어져 버려 지금은 무척 허전하다”는 애청자의 편지 내용이 들려왔다. 그것을 듣고 ‘그렇군, 그럼 이고양이의 이름을 우선 피터라고 지어 주자’ 하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말고는. 그 고양이의 이름에 그리 깊은 의미는 없었던 셈이다.
이 피터는 말 그대로 기질이 강인한 고양이로, 내가 방학 동안 집에 돌아가 있을 때에는 임자 없는 고양이(도둑고양이)가 되어 그 근처에서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갔다. 그리고 내가 돌아오면 다시 집에서 기르는 집고양이가 되었다. 피터와 나는 그런 생활을 여러 해 동안 계속했다.
내가 없을 때 그 고양이가 대체 어디서 무얼 먹고 지내는지, 나로선 잘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행동을 관찰한 결과, 피터가 먹이의 대부분을 약탈과 야생동물의 포획에 의존했으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쨌든 방학이 되어 내가 집에 돌아갈 깨마다 피터는 더욱더 억세고 와일드한 수고양이로 성장해 간 것이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곳에는 아직 무사시노(도쿄시 서부에서 사이타마 현 가와고에 시 부근에 이르는 평야)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 주변에는 야생동물도 꽤 있었다.
어느 날 아침, 피터가 뭔가를 입에 물고 와서 내 머리맡에 획 내던졌다. “아이구, 또 쥐를 잡아왔나”하고 중얼거리며 자세히 보니, 그것은 작은 두더지였다. 진짜 두더지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틀림없이 피터는 두더지 구멍 앞에서 밤새도록 기다리고 있다가. 두더지가 나오자마자 즉각 잡아챘으리라. 두더지가 가엾긴 했지만, 그 두더지를 잡으려고 피터가 고생했을 걸 생각하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뭔가 맛있는 것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피터를 기르는 데 문제점은, 나의 경제 상태가 이따금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주인이 제대로 끼니를 때울 돈도 없는데, 고양이가 먹을 음식이 있을 턱이 없었다. 내게는 당시 경제적 계획성이라는 게 전혀 없었기 때문에(지금도 그런 계획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완전한 무일푼 상태가 1개월 사이에 대체로 일 주일쯤 계속되곤 했다. 그럴 때에는 곧잘 같은 과의 여자 친구에게 부탁하여 돈을 빌렸다.
내가 돈이 없어서 굶고 있다고 말하면 “몰라, 그건 자업자득이지 뭐”하고 대부분 상대해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우리 집 고양이에게 먹을 걸 주지도 못한다.”고 말하면, 대부분 친구들은 동정하며 할 수 없다는 듯이 돈을 약간 빌려 주었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고양이와 주인 둘이서 필사적으로 빈곤과 기아를 견뎌 냈다. 조금밖에 없는 음식을 서로 뺏으려고 싸운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비참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즐거운 생활이기도 했다.
결혼했을 때 나는 아직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가난하게 지내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보다 못한 아내의 친정 부모님이 같이 살자고 해서 나는 우선 그 집에 식객으로 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고양이 피터였다. 아내의 친정집은 이불 가게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인은 고양이만은 데려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양이를 데리고 오면 절대로 안 되네. 팔 물건(이불)에 고양이털이 묻게 되잖나.”
그건 그렇다. 할 수 없이, 불쌍하지만 피터는 남겨 두고 가기로 했다. 혼자서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으므로, 혼자 있어도 죽진 않으리라.
10월의 어느 흐린 날 오후에, 나는 몇 개의 가재 도구와 수집한 재즈 레코드판들을 소형 트럭에 실었다. 그리고 텅 빈 방 안에서 피터에게 다랑어회를 주었다. 마지막 식사였다. “안됐지만, 내가 이번에 결혼하게 되었단다. 그쪽 집 사정으로 너를 데리고 갈 수 없게 됐구나” 하고 나는 피터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하지만 피터는 내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다랑어회를 걸신들린 듯이 필사적으로 먹고 있었다(무리도 아니다. 피터는 태어난 이후로 그런 걸 먹어 본 적도 없으니까). 고양이로서는 주인의 삶이 까다롭든 말든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다랑어회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아직 할짝할짝 접시를 핥고 있는 피터를 남겨 두고, 나는 소형트럭에 올라 처가로 향했다. 나는 계속 입을 다물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아내가 “괜찮아요. 다시 가서 그 고양이를 함께 데리고 가요. 어떻게 되겠죠” 하고 말했다. 우리는 서둘러 아파트로 되돌아가, 아직 멍하니 다랑어 생각을 하고 있는 피터를 껴안고 데려왔다. 그 무렵에는 꽤나 덩치 큰 고양이로 자라 있어, 굉장히 무거웠던 게 기억난다.
장인은 처음에는 “원 참, 왜 고양이를 데리고 왔나? 어디에 내다버리고 와”하고 말하며 잔뜩 화를 냈지만, 원래부터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은 아닌 듯했다. 게다가 나중에는 우리들 몰래 피터를 귀여워하기까지 했다. 내가 보고 있을 때는 아무렇게나 고양이 피터를 걷어차곤 해도, 아침 일직 가족들이 없는 곳에서는 몰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먹을 걸 주곤 했다.
피터가 혼수용 이불에 오줌을 누었을 때에도 잔소리 한 마디 하지 않고- 아니 한 마디 정도는 한 것도 같다.-잠자코 다시 이불을 고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이는 결코 편견어린 표현이 아니다. 요즘은 도리어 근사해 보이지 않는가)좀 별나고 외곬수인 분이었지만, 순수한 도쿄 토박이답게 깨끗이 단념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거기서 피터를 끝까지 기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피터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스스로 먹고 살 술 알게 된 고양이였기 때문이다.
피터는 배가 고프면 재빨리 이웃집 부엌으로 들어가서, 거기게 있는 음식을 망설이는 일 없이 입에 물고 갔다. 우리는 이웃집 부인들로부터 “댁의 고양이가 또 우리 집의 전갱이 말린 것을 훔쳐갔어요” 하고 말하는 등의 불만의 소리를 자주 듣게 되었다. 그때마다 변상을 하거나 고개를 숙이곤 했다(대개 장인이 고개를 숙이곤 했다).
하지만 피터로서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 아무리 혼을 내도, 왜 자신이 혼나고 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그 고양이는 살아 남기 위한 지혜를 터득한 고양이며, 그게 자신으로서는 올바른 생활을 위한 본연의 자세인 것이다.
무사시노의 자연 속에서 두더지를 포획하면서 자란 제멋대로의 고양이에게는, 콘크리트와 자동차가 오가는 도로로 둘러싸인 상점가에서의 생활은,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었다. 마지막에는 신경의 밸런스를 잃어, 그 근처에 오줌을 누고 다니는 정도로까지 이르렀다. 난처한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침내 피터를 남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사이타마 현의 시골에 살고 있는, 아는 사람이 떠맡아 주었다.
“우리 집 근처에는 커다란 숲이 있고, 동물도 많이 살고 있으니까, 그 고양이라면 충분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군요” 하고 말하기에, 헤어지기는 괴로웠지만 고양이를 위해서도 그리로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딱 감고 그 사람에게 피터를 맡기기로 했다.
혜어질 때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다랑어회를 먹여 주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피터는 그 시골집에서 한가로이 행복하게 지낸 모양이었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고는 근처의 숲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역시 그것이 피터에게는 가장 행복한 생활이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 생활이 몇 해 동안 계속된 모양이다. 그리고 어느 날, 피터는 결국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따금 지금도, 조용히 숲 속으로 사라져 버린 야생의 수고양이 피터를 생각한다. 피터 생각을 하면, 내가 아직 젊고 가난하고, 두려운 것을 모르고, 대체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시절의 일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 역시 떠오른다. 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중의 한 사람은 지금도 나의 아내이며, “여보, 장롱 서랍을 빼냈으면 제발 제대로 끼워 넣어요” 하고 저쪽에서 외치고 있다.

≪하루키 일상의 여백 : 나의 오랜친구 피터≫-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murakami haruki

 

시/에세이/기행 > 에세이/산문 > 일본에세이
문학가 > 현대소설가>일본작가
일본의 인기작가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드러내보인 삶의 미학과 생활풍자가 담긴 에세이. 부제는 <마라톤과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읽기>. 1장 마라톤과 소설 쓰기의 상관관계를 비롯해 재즈와 테라스가 있는 생활,여행은 즐거워,재즈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001. 마라톤과 소설 쓰기의 상관관계
002. 재즈와 테라스가 있는 생활
003. 조깅, 변태 영화, 작가들의 세계
004. 여행은 즐거워
005. 다이어트, 피서지의 고양이
006. 재즈에 대한 단상
007. 소설쓰기, 스쿼시, 또다시 버몬트에 가는것
008. 나는 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
009. 연말에 찾아온 자동차 도둑
010. 눈 덮인 보스턴에서 자메이카로 가는 길
011. 쇼핑과 양상추 값과 고양이가 좋아하는 비디오
012. 보험회사원 타니야, 고양이 길들이기와 발견된 시인
013. 이제 다시 마라톤이다
014. 젊은이라면 젊은이답게
015. 살아온 고양이 코타로와 낙지가 죽어가는 길
016. 고양이 피터와 지진 그리고 소리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 읽기라는 코드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재단하는 하루키식 에스프리. 주인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고양이의 동물적 습성을 사랑하는 하루키식 세상 읽기는 바로 '레종 데트르' 즉 존재 이유에 대한 탐구와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 두기'의 미학과 통한다.

이 책 <하루키 일상의 여백>은 보스턴 근교 대학 마을 케임브리지에서 보낸 2년간의 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낸 하루키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불건전한 영혼의 정화를 위해 마라톤을 달리고, 이웃집 고양이에 대한 소식, 중국과 몽골을 여행할 때 곤혹스러웠던 음식 알레르기, 그리고 소설쓰기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 이야기 등 자유자재로 자신의 생각들을 입담 좋게 풀어놓는 하루키의 이야기들은 살아가는 소소한 것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다. 또한 이국에서 한 고독한 작가의 영혼이 고양이의 자유로운 기질로써 세상을 들여다보며 느낀 '일상에 대한 미학의 추구' 이다. 외국에서의 생활상을 좀 더 여유로운 느낌과 홀가분한 기분으로 즐기며 썼다는 작가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글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하루키의 내면을 만난다.

특히 본문에 실린 사진은 사진...
[ 출판사 서평 더보기 ]
[총 5건]
하루키의 소설과 수필은 다르 ... | vcamp | 2004-03-12 | 내용 |디자인  | 추천:1
하루하루 힘들게 살다 보면 멍하게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하게 있을 수는 없으니 그 때 손에 들고 싶은 책이 있다. 하루키의 수필과 여행기는 그럴 때 최고의 책이다. <하루키 일상의 여백>과 <슬픈 외국어>,<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무라카미 라디오> 같은 책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킥킥 거린다. 나는 하루키의 소설은 절반은 실패다. 상징적인 내용이 많은 책은 정말 읽기 힘들다. 수필과 여행기는 현실의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작가의 아가자기한 사고방식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쉬고 싶을 때 손에는 이런 책을 들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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