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 문자대화 : "파셨나요?"
네이트온 문자대화 : "파셨나요?"
오전에 중고장터에 SANYO Xacti·산요 작티 VPC-CA6 카메라를 올렸다. 문의 문자와 몇번의 전화통화, 그리고 저녁때 회사앞까지 오신다는 잠실분과 약속을 잡고 예약완료 커멘트를 올렸는데, 어떤 아저씨가 자신이 정말로 필요하니 절대로 나한테 팔아야 한다시며, 설득에 나서기 시작하셨다. 전화로 문자로 아이의 입학식 이야기도 하셨고 직거래에 있어서 자신의 지리적 이점과 등등등. 하지만 너무 설득력이 없었다.
나는 그 절실함에 살짝 미안해지기까지 했는데. 어쨌든 나는 중고물품 직거래의 동물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터라 거래 성사가 안되면 1순위로 연락드릴게요 하고 거짓말 섞인 멘트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저씨의 말투는 마치 "그 디지털 카메라 는 6·25때 저희 할아버지께서 종군기자로 계실때 사용하던 디지털 캠코더에요. 그 디캠을 30년이 넘게 찾아 헤멨습니다. " 하는것만 같았다.
한시간 뒤 아저씨에게서 메세지가 오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씩 . 15-20분 간격으로.
"제게 꼭필요합니다. "
"꼭 필요합니다. "
"꼭 사고싶습니다."
아저씨가 세뇌작전을 펴시는건지 협박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런 메세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 방금전
집 사람과 통화해서
그냥 다른거 사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_-;;;;;
어쨌든 아저씨에게는 불행하게도 카메라는 예정대로 19:00 거래가 완료되었고.
다시 나의 일상은 평화를 되찾는 듯 했다.
그런데 현재시간 22:20.
난 이런 메세지를 받았다.
"저.. 아까 애걸하
던 사람인데 파셨
나요?
아. 이상한 하루다.
아저씨 마포사신다고 하셨는데. 찾아가볼까. 전화번호도 아는데.
누군가와 마구 직거래를 하고 싶은 밤이다. 목소리만 아는 누군가를 만나기전의 그 호기심은 정말 즐거우거니까.
아저씨 정말 정말 좋은 카메라 꼭 구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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