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이상한 나라의 니나≫ by Motorora M500
≪이상한 나라의 니나≫ by Motorora M500 사진글 : 이강희
'에이 거짓말. 재미없어. '
알았어. 이번엔 진짜. 정말.
첫눈이 오는 날이었어. 선배랑 센틀럴 시티에서 광식이 동생 광태를 보고 나오면서 니가 광태니 내가 광식이니 하면서 지상으로 올라오는데.눈이 오는거야. 첫눈. 기분이 묘했지. 첫눈이 오는 그 순간. 같이 있는 그 대상에 대해 서로 못마땅했고. 영화는 재미있었지만 남겨진 애매한 여운. 주홍빛 가로등빛을 받으며 내리는 눈은 감탄일뿐 감동은 없었어. 선배는 매년 첫눈이 오면 모이는 모임이 하나있어. 여덟명의 남자들로 구성된 그모임은. 그럴싸한 기조나 취지는 없지만 적당히 유머러스한 전제와 대단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어. 첫눈이 오니 오늘 모이겠군. 이지. 오늘 누구 올수 있나? 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거나 하지 않아.
Readmore...
첫눈이 오면 모인다 해서 외롭거나 그런 사람들은 아니야.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데이트가 늦은시간이라도 여자친구를 보내고 오지만. 여자친구를 동행하거나 하지는 않아. 나는 그 일원은 아니지만. 여러번 형들과 같이 자리한적이 있어서 안면이 있어.외국에 있어 한번도 본적이 없는 형들도 두명있지만. 그들의 비밀 웹페이지에 엠블렘을 만들어준적이 있어서 얼굴은 모두 알고있어. 직접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자르거나 그러지 않는 형들이야. 기본적으로 머리들이 다 짧아. 로고가 프린트된 티셔츠도 입지 않아. 선배는 택시를 잡으려했고 나는 먼저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오늘 아니면 한동안 얼굴 보기 힘들다는 선배의 만류에 같이 가기로 했어
.
역삼동에 내려 형이 처음 들어간곳은 너무뻔한 간판의 지하에 있는 바였는데. 나는 처음부터 내가 같이 들어가면. 실례가 되는건 아닐까 해서 곧 들어가겠다고 했고. 게임방을 찾아들어갔어. 사실 실례고 뭐고 잠깐 메신저에 접속해보고 싶어서였어. 형들은 키핑해놓았던 위스키와 맥주를 마시고 있었어. 바텐더가 란제리를 입고 서비스하는 그런 바였는데. .. 아 그런눈으로 보지 말아줘. 단지 옷차림이 그렇다 뿐이지. 흔히 생각하는 퇴폐업소가 아니야. 단순히 무엇을 입느냐의 문제지. 롯데리아 아르바이트랑 크게 다르지 않아. 여자끼리 손님은 없지만 여자손님도 많아. 바텐더가 옷을 벗고 나체로 다니지 않는 이상 복장은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아서. 법적인 문제도 없어.
요새는 업체간 경쟁이 심해. 그 경쟁이 노출의 경쟁이 되어서 볼썽사납긴 하지만 말이야. 택스가 붙긴 하지만 그리 비싼편도 아니고.. 선배는 소주에 돼지껍데기와 곱창 주의자라서 그런곳에 앉아있는 것이 조금 비현실적이었지만.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이 아니라. 형들은 단지 이야기하지 않았을뿐이야. 여하튼 30대초의 아저씨들을 주고객으로 가진 그들은 섹시하지 않아. 뒤돌아볼만큼 예쁜 얼굴과 몸매를 소유한 여자들이지만. 집에 혼자있을 고양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영업용 멘트를 섞어넣어. 아이러니는 알면서도 자꾸 찾아가 지갑을 열어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지. 어쨌든 첫번째 그곳에서 형들은 한시간정도 있다 일어났어. 나를 포함해 네명이었는데 곳 한두명 더 올테고 원래 가는 곳은 다른데라면서.
형들은 한블럭도 넘어가지 않아 레드카펫이라는 빨간 간판이 있는 지하의 바로 내려갔어. 바 안은 근사했어. 복층으로 되어있고. 신경쓰지 않은듯 꾸며놓은 그런 인테리어있잖아. 사실 난 들어올때 입간판을 보고 그저그럴거라 생각했었거든. 소위 잘나가는 곳들은 입소문으로 손님
들을 끌어오지. 입간판이나 차유리에 꼽아놓는 전단지 같은걸로 홍보하지 않거든. 쉽게말해서. 방명록 안쓰고 가면 미워할거야 그런 컨텐츠는 없어. 어렵나? 그곳도 처음갔던 곳 같은 란제리 바였어. 다른데와 다르게 손님 머릿수대로 바텐들이 오는데. 형들을 알아보고 검은정장을 입은 조금 나이든 여자가 온걸 보니. 대단한 단골이었나봐 형들은. 내가 제일 어려보였는지 내 앞에는 83년생이라는 여자아이가 왔는데. 계속 노래를 따라불렀어. 그 사람들은 일이지만. 처음보는 사람앞에서 혼잣말처럼 노래하고 있는 그 여자애가 신기했어. 사실 그애는 너무 예쁜데다. 어린녀석이 가슴을 훤히 드러내보이고 있어서 나는 눈도 못마주치고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관심없어 하는것 같아 보였는지 금새 다른테이블로 가버렸어.'배정'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만. 어쨌든 그 바의 암묵인듯.
다른 여자가 내 앞에 와서 앉았어.
평범한 미인이었어. 밝은 눈을 가지고 팔과 손가락이 유난히 긴. 나는 제일 끝에 앉아 좀처럼 메인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었어. 게다가 난 푸마티셔츠에 엉덩이에 걸친 리바이스. 체인까지 걸고 있었고 컨버스 스니커즈는 선배따라온 대학생 후배라고 이마에 써놓은 것같은 모양새였어. 그 바 중앙에는 길이 3m 정도의 큰 어항이 있었는데. 내 시선은 줄곧 그곳에 머물러 있었어. 난 어항속의 물고기들을 네번째인가 세고 있었는데 너도 알잖아 어항속의 움직이는 물고기들을 세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그런데 그 여자가 나에게 묻는거야.
' 몇마리에요? '
난 놀랐어 "처음에는 열다섯, 두번째는 열일곱. 세번째와 네번째는 기억나지 않아요. " '여기서 일한지 3개월째인데 저도 아직 확실히 몰라요. 게다가 저기 보이시죠. 하얀녀석들과 파랑 물고기는 같이 두면 안되는 물고기래요. 하얀녀석들이 파랑을 잡아먹어서 숫자가 계속 달라져요.' 그 여자는 한국무용을 하는 대학생이라고 했어. 수줍어하면서 간단한 동작을 해보였는데 정말 그럴싸했어.
'그 여자가 니나야?' (조용히 좀 해바바 좀.)
맞아 그 여자가 니나야. 바텐들은 쪼꼬만 명찰을 달고있는데. 좀처럼 약속이나 한듯이 어딜가나 신디, 제니퍼, 미미 이런식이야. 난 한시간이나 지난뒤에야 그 여자의 명찰의 글씨를 들여다봤어. 어두운데다 가슴쪽이라 시선주기가 힘들거든. 얇은 타원형의 플라스틱 명찰에는 '니나'하고 검은 명조체로 적혀있었어. 나는 후회했지만 묻고 말았지.
'어? 왜 니나에요?'
대답은 참 싱거웠어. 일하기 시작했을때 하고 싶었던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바에 남는 명찰을 임시로 차고 있다보니 지금까지 달고 있었다는거야. 참 멋없지. 니나는 서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나와 좋아하는 노래는 달랐지만 어쨌든 니나와의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어. 지하에 있다 뒤늦게 눈이 오는걸 알고 그 복장으로 주차장에 나가 뛰놀다 왔다지 뭐야. 뭐랄까. 그래 아까 내가 말한 영업용 멘트가 느껴지지 않았어. 뻔하지만 때묻지 않았다고 할까. 결국 또 '순수'론이지만. 이야기는 잘 통했어. 손님과 바텐은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하는 '갑'과 '을'의 관계라서 주로 갑의 주도에 을이 따라가거나 맞춰주는 편인데. 니나는 그렇지 않았어.
아니면 내가 비난조로 이야기 했던 다른 바텐들과는 차원이 다른 여왕일지도 모르지.
내일은 일요일인데 무얼 하냐 묻길레 난 실없이 '동물농장 보고 늦잠자요.' 했더니 자기도 즐겨본다면서. 언제 집에 놀러오라는거야. 강남구청역에 산다면서. 거기까지는. 언제 한번 술한잔 하자같은 농담일수 있었는데. '아 그래요 '하며 어색하게 웃었더니 왜 키핑할때 위스키병목에 걸어놓는 택에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를 적기 시작했어. 여느때 같으면 '야호'상황이지만 난 당황해서 아니 그.. 였는데. 그 택은 어이없게도 . 20분이 넘게 자신의 바텐의 손금을 봐주며 열심이던 선배가. 그건 모야? 하고 뺐어 들더니 자기 재킷속에 집어넣어버렸어. 타이밍 좋으신 분이지. 나는 고상한척 하느라 그냥 씨익 웃고 말았고. 그 택에 대해서 어떤 말도 꺼내지 않았어.
사실 그래서 니나인건 아니야. 니나는 오래전에 이미 내가 설정해놓았던 거고. 니나라는 명찰을 단 여자가 내 눈앞에서 실제로 살아움직이는 걸 보고 나는 무언가 오래동안 느끼지 못했던 거품이 끌어오르는 걸 느꼈던 거지. 니나라는 명찰을 달고있던 그 여자가 좋았다는 그런 이야기도 아니야.
'그럼 결국. 니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거잖아. 이상형 같은거야?'
아니야 그런것 따위 설정해놓을 리가 없잖아.
그날 눈 많이 오더라. 정말.
*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로, 특정인물과 상황은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을수도 있지만 가상의 인물은 한개도 없습니다.
10 Related Contents by Keyword
0 TrackBacks
Listed below are links to blogs that reference this entry: 사진글 ≪이상한 나라의 니나≫ by Motorora M500.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http://thelangolier.com/mt/mt-tb.cgi/587
About Langolier

The Langolier Company is Blog about Photographic web2.0 with publish9.com
QuinturaCloud
100CheerGirl
CreativeCommons
LinkAnother













Leave a comment
Powered by Ajax Comments